바우하우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모더니즘 디자인의 계승자이자 ‘슈퍼노멀’ 철학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재스퍼 모리슨의 회고 전시 «Jasper Morrison: THINGNESS»를 개최합니다. 영국에서 데뷔하여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철저히 실용적이고 간결한 제품만을 만들어온 재스퍼 모리슨의 대표작들이 빠짐없이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또한 ‘평범함의 위대함’을 믿는 한 디자이너의 각별한 시선을 통해, 무심히 스치는 일상의 사물에 깃든 아름다움과 지혜를 영상으로, 사진으로, 짧은 에세이로 재발견하게 됩니다.
organized by
GLINT
co-organized by
Jasper Morrison, Jasper Morrison Studio
exhibition design / coordination by
Michael Charlot
graphic design by
Sebastian Fehr
supported by
VITRA, IITTALA, ROOMING
재스퍼 모리슨은 런던에서 출생하였고, 1982년 킹스턴 공과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다시 영국의 왕립미술학교(RCA)에 들어가서 1985년에 졸업한다. 1980년대 후반 기존의 기능주의적 디자인 관들이 한계에 직면하고 다양한 디자인들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던 혼란의 시기에 젠 스타일의 가구로 단박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하고 어지러운 디자인들 속에서 그의 깔끔한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그는 개인전을 비롯해서 다양한 형태의 전시들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후로 그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디자인 역사에 남을 만한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디자이너는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얻을까? 처음으로 강단에 서게 되었을 때, 재스퍼 모리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미지로만 가득 채운 이색적인 슬라이드쇼 강연을 준비했다. 슬라이드는 대부분 그가 대학 시절에 사들였던 오래된 서적에서 발췌한 것으로, 그의 생활과 작업에 영감을 주었던 다양한 인물과 장소, 그리고 물건의 사진으로 구성되었다. 이 ‘이미지 강연’은 큰 화제가 되어 수차례 반복되고 책으로도 출간되었는데, 이후 감성적 이해를 돕기 위한 음악이 더해져 지금의 버전이 완성되었다. 경쾌한 이국의 리듬 속에서 우리는 말 없이 세상을 관찰하고 탐험하는 디자이너의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재스퍼 모리슨은 흥미로운 시각 자료가 담긴 책을 몇 년째 수집하고 있었는데, 작업에 영감을 주거나 영향을 미친 이미지를 모아 슬라이드 쇼를 만들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160장의 이미지를 코닥 슬라이드 트레이 두 개에 채웠고, 둘을 번갈아 띄워서 각 이미지가 두개의 짝을 갖도록 했다.
초기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의 의자’부터 최근에 출시된 만년필과 안경까지, 이곳에 진열된 100여 가지의 전시품은 재스퍼 모리슨이 발표해 온 30여년의 레퍼토리를 총망라한다. 최초의 영감이 어떻게 제품으로 완성되었으며 이후의 쓰임새는 어떠했는지, 저마다의 물건에 담긴 다채로운 이력과 비화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의자, 전등, 주전자, 라디오, 전화기, 신발, 손잡이 등 우리는 24시간 내내 수백 가지 사물에 둘러싸여 그것을 만지고 사용하고 함께 살아가지만, 자주 혹은 오래 쓰는 물건일수록 그 존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오히려 잊어버리기도 한다. 기발한 형태로 존재감을 뽐내기보단 우리 삶의 소박한 동반자로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래 남기를 바라며 그가 내놓은 물건들은, 미처 자각하지 못했으나 이미 편재해 있었던 삶 속의 평범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제품들을 대규모로 선보인다. 그가 설명한 디자인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비롯하여 아카이브 자료와 실제 작품들까지 다양한 컨텐츠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며 찍을 대상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이 습관은 수집가의 집착과 비슷해졌다. 전문적인 사진가처럼 아름다운 구도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보다는 그저 내 눈에 인상적인 장면을 단순하게 기록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좋은 사진기가 아니어도, 웬만하면 항상 들고 다니는 작은 캐논 카메라나 아이폰만으로도 충분하다. 여러 해가 지나며 사진은 수천 장이 되었고 컴퓨터로 한눈에 모아 놓고 보니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일상적인 문제를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영리하게 해결한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그것이다. 이처럼 본능적인 인간의 활동이 바로 내 일의 뿌리다. 디자이너는 사람들 누구나 가진 철저한 실용적 사고와 상식적 논리가 없다면 애초에 펜을 들지 않는 편이 낫다. 나는 그런 장면을 내가 찍은 사진에서 수집하며 이면에 숨은 맥락을 상상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던 중 조르주 페렉의 <인생사용법>을 읽다가 자극을 받아 내 상상을 글로 적어서 사진에 곁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쓴 첫 글이 2009년 2월 비트라 웹사이트에 올라갔고, 글 몇 개가 ‘공통의 기반’을 주제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감독한 2012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소개되었다.” — 재스퍼 모리슨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했던 2006년의 ‘슈퍼노멀’ 전시와 저술 활동은 2년 후 자신의 사무실 한켠에 상점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실천적 형태로 발전한다. 런던 재스퍼 모리슨 숍은 문구, 식기, 조명, 전자제품 등 그가 직접 디자인했거나 혹은 자신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생활용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매년 9월 디자인 주간에 맞춰 작은 전시도 병행하고 있다. 런던 숍의 분위기와 상품 구성을 재현한 이 공간에서 생활 속의 디자인을 실현해 가는 재스퍼 모리슨의 철학을 느껴볼 수 있다.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했던 2006년의 ‘슈퍼노멀’ 전시와 저술 활동은 2년 후 자신의 사무실 한켠에 상점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실천적 형태로 발전한다. 런던 재스퍼 모리슨 숍은 문구, 식기, 조명, 전자제품 등 그가 직접 디자인했거나 혹은 자신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생활용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매년 9월 디자인 주간에 맞춰 작은 전시도 병행하고 있다. 런던 숍의 분위기와 상품 구성을 재현한 이 공간에서 생활 속의 디자인을 실현해 가는 재스퍼 모리슨의 철학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 라운지 공간은 재스퍼 모리슨과 이 전시의 디자이너인 미셸 샬롯, 비트 라 본사가 함께 협의해 제안하였다. 이 공간에서는 실제 그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경험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의 마지막, 라운지 공간은 재스퍼 모리슨과 이 전시의 디자이너인 미셸 샬롯, 비트 라 본사가 함께 협의해 제안하였다. 이 공간에서는 실제 그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경험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