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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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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 Ryuichi Sakamoto: LIFE, LIFE

2018.5.26.—10.14.

2018년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의 예술 세계를 소개한 피크닉 개관 전시 «Ryuichi Sakamoto: LIFE, LIFE». 뮤지션, 설치미술가, 사회운동가로서 사카모토를 종합적으로 조망하며 그의 작품뿐 아니라 서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은 작가들과의 다양한 협업 작품들도 소개했습니다. 음악의 본질, 삶의 본질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한 예술가의 지난 40년을 통해 다다르게 된 ‘현재’와 그가 향해 갈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organized by
GLINT
co-organized by
Kab Inc. / Kab America Inc.
Commons
Avex Entertainment
supported by
Yamaha
Akdang Iban
Dali
Electric Music Factory
Japan Foundation
cooperated with
dump type office
YCAM
Director Bum Sang Kim
Assistant Director Woo Jung Choi
Technical Director Sang Hyeob Peter Choi
Editor Yuri Cho
Adviser Abe Kazunao
Local Coordinator Sung Won Kim
PR Eun Young Bae
Exhibition Design Samuso Hyojadong
Graphic Design Dae Soon Kim
Photograph Ki Gon Kwak, Woong Jae Shin
Accounting Su Jin Woo
Research Se Eun Ahn, Yohan Yu
Translation Se Eun Ahn, Colin Moet
류이치 사카모토는 40년 전 결성된 전자음악그룹 YMO (Yellow Magic Orchestra)의 대성공을 통해 처음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이후 다양한 방식의 음악 활동을 병행해 왔으며,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레버넌트The Revenant>, <남한산성>, 그리고 최신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걸작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작곡가이자 연주가로서 사카모토가 빚어내는 서정,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흐르는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모습, 이 세 개의 정서가 어떻게 교차하고 상호작용하는지 주목하는 3채널 비디오 작품이다. 채널 2,3은 채널 1 영상 좌우로 대형 스피커처럼 배치해 거기서 흘러나오는 사운드처럼 연출한 것인데, 그 자체가 하나의 스테레오 시스템을 통해 상영하는 한 편의 영화인 것처럼 느껴진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적인 물질이며, 인간의 몸과 지구 면적의 70%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비 구름 안개 눈 바다 강 폭포 빙하 등, 환경에 따라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끝없이 변화하는 물의 순환 현상에 류이치 사카모토는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빅 데이터로 수집된 동북아시아 각지의 기상 정보는 정교한 프로그래밍을 거쳐 무수한 물방울과 수조의 관계로 압축되어 표현된다. 크고 작은 물방울이 수면과 조우하고 반응하면서 맑고 고요한 날, 태풍이 몰아치는 날 등 자연의 장대한 드라마가 전시 공간에 펼쳐지며, 그 역동성은 사운드에도 반영된다. 이것은 마치 우주에서 창문을 열고 네모난 창틀 너머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선사한다. 수면의 물리적 변화에 감각이 집중되는 동안, 물의 입자는 서서히 무수한 기억의 입자들로 환원되면서 관객들을 각자의 '지각知覺의 정원'으로 안내한다.
Insen Interview (9min. 21sec., Germany, 2006)
류이치 사카모토는 알바 노토(Alba Noto)로 알려진 카스텐 니콜라이와 1998년에 열린 'Experimental Express 1998' 공연에서 처음 만나 이후 연락을 주고받으며 공동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사카모토에게 알바 노토와 이케다 료지가 합작한 Cyclo의 음악은 획기적이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알바 노토의 음향 미학에 흥미를 느꼈다면, 알바 노토 또한 이전에는 무관심했던 선율법이나 화성법에 주목하게 됐다. 둘의 협업은 대개 류이치 사카모토가 만들어낸 많은 양의 피아노 스케치에 알바 노토가 자신의 전자 음악을 융합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의외의 조합에서 재미있는 음악이 탄생한다.
Insen Live(16min. 12sec., Germany, 2006)
20세기 들어 피아노는 아티스트와 대중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당하는 수난을 겪는다. 요제프 보이스는 피아노를 펠트 천으로 뒤덮었고, 존 케이지는 피아노에 고무와 금속 같은 이물질을 교모히 삽입했다.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피아노의 인터페이스가 디지털 신디사이저에 그대로 복사되면서 건반에게 남은 마지막 역할이란 MIDI 샘플러를 한 손가락으로 누르기 위한 것뿐으로 쇠락하고 말았다. 사카모토와 알바 노토 두 사람은 피아노의 위상을 회복시키고 어쿠스틱-전자 음악의 균형과 역할을 재정의코자 했다. 사카모토의 피아노 사운드를 원자 단위로 쪼갠 노토는, 음원과 리듬을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하고 결합해 구조의 기초를 다시 세우고 한결 견고하게 융합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탄생한 전자음악은 원래의 피아노 트랙 아래를 병행해 흐르며, 소리 원자가 만들어낸 파동이 수학적 알고리즘은 온화하고도 초월적인 비주얼로 구현된다.
Try-Out (9min. 38sec., Germany, 2008)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있는 도시 만하임의 도시 설계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앨범 «Utp_»는 류이치 사카모토와 알바 노토 그리고 독일의 젊음 앙상블인 '앙상블 모던'이 함께 한 정규 앨범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와 알바 노토의 네번째 콜라보레이션이기도 한 «Utp_»는 유토피아를 의미하며, 총 10곡을 수록해 2008년 발표했다. 2007년 만하임 국립극장에서 앨범의 전곡을 단 한 차례 공연했으며, 감독 카스텐 겝하르트는 이 공연의 준비 과정을 담아 'Try-Out'을 제작했다.
All Star Video (32min., color, sound, 1984)
류이치 사카모토와 백남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두 사람과 함께 참여한 전문가들로는 찰스 아틀라스, 스티븐 벡, 벳시 코너스, 구보타 시게코, 조안 로그, 로리 슈피겔, 스탠 밴더빅, 제인 비더 그리고 주드 알쿠트가 있다. 공동 디렉팅과 편집장에 폴 게린, 프로듀서 이시이 히로시, 책임 프로듀서로는 나카무라 슈조, 제작은 소니 재팬이 맡아서 진행했다. 이 비디오에서 백남준은 당대 유명 팝스타들과 1960~1970년대의 플럭서스 뮤지컬 퍼포먼스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문화에 찬사를 보낸다. 샷롯 무어만의 첼로 콘서트와 인터뷰, 사카모토의 신디사이저 연주, 존 케이지와의 인터뷰, 줄리언 백과 주디스 말리나의 리빙 시어터, 이선옥의 북 연주, 요제프 보이스와의 피아노 퍼포먼스, 로리 앤더슨의 비디오, 앨런 긴즈버그의 시 등이 등장한다.
Stranger Music for Nam June Paik (10min., 2013)
2013년 스미소니언 미술 박물관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와 스테판 비티엘로는 'Stranger Music for Nam June Paik'이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다. 무대 뒤 스크린에서 백남준의 비디오가 상영되는 동안 류이치 사카모토와 스테판 비티엘로는 피아노와 기타, 바이올린 등의 다양한 악기로 여러 소리를 만들어낸다. 전통적인 악기 연주 방식에서 벗어나 피아노의 와이어를 튕기거나 바이올린을 내려치는 등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냄으로써 백남준의 비디오와 함께 묘한 어울림을 선사한다.
«async»는 그의 솔로 커리어에서 가장 긴 8년의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신작이다. 앨범 발표 전 'SN/M 比 50%'라는 티저가 화제가 되었는데 이는 S(sound, 음)와 N(noise, 소리)의 비율이 M(music, 음악)의 50%라는 의미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애초 '모노'가 내는 소리만을 모아 앨범을 만들고 싶었으나 좀 더 '음악'의 형태를 갖추고자 했고, 그에 따라 음악적 요소가 점차 가미되면서 비로소 완벽하게 자신이 듣고픈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소리를 다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나는 무엇을 듣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async»라는 앨범을 만들었다. 마치 채집가처럼 사물의 온갖 소리에서 좋아하는 음을 고르고 음악의 요소를 수집해 채워넣은 것이다.
스티븐 노무라 쉬블 감독이 연출한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2014년 암 발견으로 인한 활동 중단, 그리고 2017년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그의 5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는 8년 만에 선보이는 스튜디오 앨범 «async»의 제작과정과 그에 대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생각이 상세히 담겨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음악에 접근하고, 어떻게 새로운 소리를 찾아내는지, 그가 듣고 싶은 음과 음악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인류 투쟁과 분열의 시대이자 기술과 이미지의 시대라 할 수 있는 20세기를 총괄하고 21세기를 향한 공존의 비전을 제시한 작품으로, YCAM에서 제작되어 2007년 첫선을 보인 후 일본, 이탈리아, 프링스 등지에서 전시된 바 있다. 2007년 YCAM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버전은 아홉 개의 수조로 구성돼 있었으나, 이번에는 피크닉의 전시공간에 맞춰 세 개의 수조로 조정된 한국 버전을 선보였다. 공중에 세 개의 수조가 매달려 있으먀, 내부에 설치된 진동자에 의해 수조의 물은 안개로 변한다. 시시각각 형상이 바뀌는 안개를 스크린 삼아, 오페라에 등장한 20세기의 인물과 여러 영상들이 차례로 투사되고 그에 호응하는 형태로 사운드가 위로부터 흘러내린다. 세 개의 영상과 사운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기와 분산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복잡하게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