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 터브빌: 분위기

2026-10-23—2027-02-28

피크닉에서 2026년 10월 23일(금)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데보라 터브빌: 분위기》가 열립니다.



1970년대 〈보그〉를 중심으로 활동한 터브빌은 헬무트 뉴튼, 기 부르댕과 함께 당대 패션 사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끈 인물로 꼽힙니다. 패션 잡지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카메라를 잡았지만, 터브빌은 처음부터 사진의 상품성을 화려하게 강조하던 업계의 틀을 벗어난 작가였습니다. 웃거나 유혹하는 포즈 대신 피사체의 내면 세계와 그 주변에 감도는 미묘한 공기에 주목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사진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자주 사용했던 단어가 바로 ‘분위기(atmosphere)’였습니다.



초기 습작에서 포토콜라주 작업까지, 터브빌은 평생 자신이 경험한 세계와 어딘가 닮아 있으면서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세계를 끊임없이 만들어냈습니다. 가족의 기억이 깃든 미국 동부의 시골 풍경,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베르사유, 멕시코의 거처 등 그의 사진 속 시간과 장소는 이미 지나간 듯하면서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래된 영화의 빛바랜 기억과도 같은 색채와 질감, 고요하고도 우아한 그리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